2012. 10. 7. 18:42

Brikka, 에스프레소의 세계로 ㅎ




이전에도 고백했듯이,

에탄올 프린스에서 커피 프린스로 지평을 넓힌지도 수년의 시간이 흐르고...

(원래도 그랬지만 프린스라는 용어가 어울리지 않음을 인정한다)


좋은 것은 아니더라도 집에 커피머신을 두고, 

하루 한잔 정도는 핸드밀로 커피콩을 갈아 원두커피를 마시다보니

나름대로 애호가 비스무리한 것이 되어버렸다.


그런 어느 날,

유럽 여행 중 파리에서 투어를 신청해서 참가하는데

가이드가 카페에서 에스프레소를 권하면서


보들레르 曰-,

"커피는 아무나 마실 수 있다. 하지만 에스프레소는 문명인 만이 마실 수 있다"


라고 하는데, 문명인 후보로서(아직 문명인은 아님)

마셔봐야할 것 같은 의무감에 에스프레소를 맛보았다.


"생각보다 나쁘지 않다"


(사실 가이드의 이 말은 출처가 분명하지 않다.

포스팅하면서 궁금해서 구글 서치를 좀 해봤는데도

같은 투어(파리 가이드B 투어) 참가자의 후기에나 나올 뿐,

어디에도 확실하게 나온 자료를 찾지 못했다.

그리고 같은 투어에 참가한 어떤 사람은 

가이드가 카프카가 그랬다고 후기를 올리기도 했는데,

카프카가 이런 말을 남겼다는 근거 역시 찾지 못했다)


보들레르, 니가 그랬니?

카프카, 니가 그랬니?



여튼, 내가 커피를 주로 사는 커피뮤제오에 들렀다가 눈에 들어온 모카포트.

에스프레소 머신을 사지 않더라도 나름 클래식한 방법으로 에스프레소를 만들 수 있다고한다.


사실 모카포트로 에스프레소를 만드는 것은

현재는 없어진, 남포동에 있던 카페에서 보았던 기억도 있고해서

꽂힌 김에 폭풍 검색,

좀 더 높은 압력에서 에스프레소를 추출 할 수 있는

브리카로 결정하여 폭풍 구매하였다.


제조사인 비알레띠는 이탈리아 가정의 90%에서 쓰는

우리나라로치면 에스프레소계의 현기차라고 한다.

이 어여쁜 자태를 보라


원리는 이러하다. 

윗부분(컨테이너)는 빈 상태로,

아랫부분(보일러)에 물을 넣고, 

커피를 중간에 두면

물이 끓으면서 증기로 커피를 우려서 

컨테이너에 에스프레소가 올라오는 방식이다.



알루미늄 바디로 관리가 쵸큼 까다롭다(고한다).


탬핑(커피가루를 꾹꾹 눌러담는 것)을 하지 않고 부드럽게 정렬,

보일러 위에 위치시킨다.


지금은 비어있는 컨테이너에 약한 불로 끓여주면


저 폭발하는 크레마의 자태를 보라


완성된 에스프레소 도피오.

사진을 찍으려고보니 크레마는 실종되었다. 빨리 마시기나 할 것을...



에스프레소의 맛을 아느냐? 라고 누가 물어본다면

사실 잘 모른다고 솔직히 답하겠다.


하지만 나는 에스프레소를 가끔 즐긴다.


커피머신에서 적당하게 만들어나온 커피도 좋지만,

이렇게 만든 에스프레소에 물을 부어 만든 아메리카노 

혹은 우유를 부어 만든 라떼는 또 다른 맛이다.


언제 한번 집에 놀러오시면

대접을 해드리겠습니다.


서울에 류마티스, 알레르기 학회 다녀와서

씻기도 전에 에스프레소 한잔.


그리고 폭풍 포스팅.